당신이 80년대 태생 혹은 90년대 초반 태생이라면 바이오맨, 마스크맨, 파워레인져, 벡터맨 등의 특수촬영 드라마나 드래곤볼, 이겨라 승리호 등의 수많은 만화 영화를 보면서 자라왔을 것이다. 지금과 다르게 과거에는 저녁 6시 땡하는 순간 귀가해서 TV앞에서 대기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되돌아보면 그 시절 만화들은 거의 동일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악당이 세계를 위협하고 주인공이 그것을 물리친다는 권선징악적 내용이다.
악당들은 세계 정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매번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약물 복용, 로봇 등을 만들어내거나 비밀리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지만 결국 주인공들을 넘어서지 못한다.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주인공들이 악당들보다 기술 개발, 교육 및 훈련, 치밀한 계획 등에서 뒤쳐지는 데도 항상 이긴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이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시는가? 왜 악당들은 세계 정복의 과업을 달성하지 못하고, 매번 해골 연기 속에서 “에잇~ 다음에는 반드시 꼭!!”이라는 멘트를 날리며 사라져야 하는가?
먼저, 악당들의 세계 정복의 목적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본다. 대부분 세계 정복의 목적은 인류 전멸, 막대한 부의 획득, 악을 퍼뜨리기, 지배당할 것 같으니 선제 정복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마지막의 목적(아주 예외적인 경우임)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가지의 목적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목적 자체가 惡, 즉 부정직하고 정의롭지 못한 목적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세계 정복 실패의 요인인 이유는 대다수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목적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과 자원, 기술 등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결국 다수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은 히틀러의 게르만 제국의 몰락이나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기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비록 악당보다 자원, 역량 등에서 열위에 있을지라도 주인공은 늘 선의 편에 서있기 때문에 다수의 지원을 받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술처럼 악당은 부당한 목적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체계적 조직 관리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악당들 특히 부하들은 대단한 신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세계 정복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단지 강압이나 일탈, 약탈한 부의 분배를 목적으로 조직에 속해 있기 때문에 쉽게 와해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보상이 절절히 분배되지 않으면 조직 충성도가 떨어진다. 또한 대장들이 부여한 과업을 실패할 경우 무시무시한 징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조직의 무단 이탈자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졸개들이 나쁜 짓을 하다가 주인공들을 만났다고 생각해보라. 몇몇 졸개들의 머리 속에는 강력한 주인공과 싸워서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선험적으로 인지하며, 만약 살아남더라도 악당 대장에게서 징벌을 받는 다는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몇몇 졸개의 이탈이 시작되고 남아있는 졸개들의 이길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는 악 순환이 발생한다. 어떻게 이들이 세계정복을 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뚜렷한 VISION의 부재가 세계 정복 실패의 원인일 수 있다. 세계 정복이라는 비전은 올바른 비전이 될 수 없다. 비전에는 이념을 바탕으로 조직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과 도달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목표가 규정되어야 한다. 세계 정복이라는 막연한 비전에는 세계 정복을 통해 무엇을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부재하다는 사실과 정말 그것이 도달 가능한 목표인가라는 점에서 돌아봐야 한다. 즉 근시안적인 세계 정복이 아니라 세계 정복 이후의 방향성이 존재해야 하며, 비현실적 목표는 악당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리수를 두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비전은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으며, CbA(Challenging but Achievable)를 충족시켜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훌륭한 비전을 가진 기업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시장 선도의 위치로 올라서고, 올바르지 못한 비전을 가진 기업은 우호적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시장에서 퇴출 당한다는 역사를 되돌아보고 벤치마킹하자.
비전은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요즘 우리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며 살고 있는 것 같다. 5학기 때까지는 학점 관리와 공모전, 봉사활동, 교환학생 등 계획을 세우고 그 이후에는 토익, 영어 말하기 시험, 인턴십, 취업클리닉 등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 인생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은 아주 아주 중요하다. 나는 이것을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혹시라도 뚜렷한 인생의 비전 없이 남들이 하니깐 불안해서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냥” 살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치밀한 계획을 세워도 세계 정복을 하지 못하는 불운의 악당보다는 명확한 비전을 바탕으로 세계 정복을 해보는 진정한 악당이 되어보지 않겠는가?
“존재의 이유를 알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
존재의 이유 즉, 명확한 비전이 우리에게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시련과 실패에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제언 드리며 우문을 마친다.
참고: 세계정복은 가능한가_오카다 토시오/ 스마트경영_송재용